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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6.19 커뮤니티에 구인글 올리기 1

나는 섭이다. 다수의 어떤 에세머들처럼 어떠한 계기로 나의 성향을 깨달은 적은 없다. 다만 그냥 알고 있었다. 나는 섭이라고,

주종관계에서 나는 주인님을 섬기며 여러가지 플레이들을 통해 주인님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고 반면 그 주인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사랑이라는 (SM은 우리만의 사랑의 표현 방식이다) 감정을 깊게, 그리고 강렬하게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무섭다. 특히 요즘 같이 흉흉한 세상 속에서 나와 가치관이 맞는 아주 "착하고 순수한"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다는 편견이 있었다. 나 뿐 아니라 모두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하무렴 소개팅 어플도 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위험하니까. 그럼에도 사람들은 하게 된다. 왜냐? 이성을 원하니까. 나 또한 지난 연애가 어설픈 SM적인 요소가 포함되었던 상태에서 끝을 보았기 때문에 더욱 더 궁금했다. SM의 세계가. 그리고 나는 이미 내 자신을 섭이라고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안해서라도 만나보고 싶었다. 

 

나만의 돔. 나만의 주인님. 그리고 나만의 연인. 나에게 신뢰를 주고 사랑을 줄 그 사람. 

 

커뮤티니에 구인글을 올렸다. 상당한 쫄보인 나여서 글을 올린 후 후회를 하고 한 달 뒤에나 쪽지들을 보았다. 그 중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사람 (나는 나이에 대한 편견은 없지만 이 쪽 세계는 처음인지라.._), 애초부터 오컨이 제일 좋으며 플레이 후에는 섹스로 마무리한다는 젊은 남자, 일반인과 다를 게 없는 사람이지만 글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 이러한 사람들은 일단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그 중 몇 명이 점잖아보였고 사람도 좋아보였다. 하지만 내가 예술에 종자하는 사람이다 보니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어떤 분이 음악을 하신다고 하더라. 약간 진지충 같았지만 그게 그 나름 매력이 있던 것 같다. 어떤 분들은 첫 대화부터 SM이니 디엣이니,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섭이기 전 여자다. 그런 나로서는 불편하고 부담스럽기 때문에 무례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하지만 그 분들도 플레이를 원해서 구인을 하였고 연락이 닿았으니 SM 이야기를 꺼낸 것 뿐 잘못한 것은 없다. 그저 다른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 그렇다. 그들은 그냥 나와 달랐다. 내가 찾는 누군가가, 나의 돔이 되길 바라는 사람은 아니었을 뿐이다. 분명 다 좋은 사람이었을텐데 말이다. 

 

하여간 다시 앞 단락으로 돌아가서 내가 언급했던 음악을 하신다는 그 분. 그 분과는 뭔가 대화가 조금 통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음악에 관심이 많고 음악을 하는 남자에 대한 섹시함을 알고 있다. 그래서 얼굴도 몰랐지만 끌렸다. 나는 충동적이며 확고한 스타일이라 한번 꽂히면 다른 사람들은 (혹은 물건들) 재지 않는다. 바로 수 많은 돔들과 대화를 나누다 오픈카톡 방을 펑했고 이 분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Posted by 주관적 엠버 :